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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바오7) 약세가 지속된다면

최근 대외적으로는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대내적으로는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등

안전 자산 선호세가 강화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는데요.

위안-달러 환율이 한 때

심리적 경계선인

7위안에 근접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7위안을 지킨다’는 뜻의

'바오(保)7'을 표방하며,

이 심리적 저지선을

수성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이

“위안화 환율에 있어

특정 수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하는 등,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환율 안정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특정한 환율 방어 목표치를

제시하지는 않고 있는데요.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 진작 정책 마련이

시급해진 중국 당국이

'바오7'을 포기하고

'포7'(破七·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것)

하려 한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안화 약세는

아시아 통화의 흐름을 바꿔놓을

'게임체인저'라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위안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중국 경제, 나아가 아시아 신흥국 경제는

어떤 국면을 맞게 될까요?

 

사진출처 서울신문

 

2005년 7월 중국이

‘달러당 8.3위안’ 고정환율제를 폐지한 후

꾸준히 상승한 위안화 가치는

2008년 4월 이후

달러당 7위안 이하를

장기간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2019년 6월 중순 기준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3위안으로,

4월 말~6월 중순 동안

△2.8%의 가파른 약세 폭을 보였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아시아 신흥국 통화 환율 변동 폭 중

최고 수준인데요.

(4월 말 대비 6.18일 절상률:

인니 루피아 △0.5%, 인도 루피 △0.2%,

한국 원화 △1.5%, 출처: Bloomberg).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면

‘차이나 리스크’를

한층 가중시킬 수 있는데요.

사실 수출이 안정적인 상황이라면,

통화 약세는 수출기업에게

가격경쟁력 우위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미중 갈등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수출 부진이 예상되는

지금의 중국에서는

위안화 약세가

그나마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

내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위안화 약세가

수입 물가를 상승시키면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나아가 내수 둔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위안화 약세는

달러 자산에 대한 매력도를 높여

중국 자본 유출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자본 유출은 중국 내 유동성 위축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는데요.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난을 심화해

채무 불이행 우려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위안화 약세는

외채 실질 부담을 상승시키고,

위안화 국제화를 연기시키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아,

중국은 득보다 실이 큰 상황입니다.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과 같은

아시아 신흥국들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우가 많은 만큼,

위안화 및 중국 경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우선, 위안화 약세가

신흥국 통화 약세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2015년 8월,

중국인민은행이 인위적인

고시환율 절하(1.86%)를 결정하자,

베트남 중앙은행도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처하기 위해

동화 가치를 1% 평가절하 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또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은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해

신흥국에 유입된

해외자본이 유출될 수 있고,

결국 신흥국 금융 불안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주식시장이

6.1% 하락했던 6월 중순,

신흥국 주식 시장은

4월 말 대비 6.3% 하락했습니다.

(4월 말 대비 6.18일 수익률,

선진국 2.2% 하락, 출처: bloomgberg)

특히 위안화가 단기간 내에

큰 폭으로 절하될 경우,

자칫 신흥국 전반에 걸쳐

자본유출 및 경기둔화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신흥국 통화 약세가

수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점도 문제입니다.

대체적으로 통화 약세는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지만,

지금과 같이

중국發 글로벌 경기 둔화와

그에 따른 수요 부진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수출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신흥국의 수출 물량 위축을

반등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흥국의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약화되면,

신흥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다시 신흥국 통화 약세 압력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중국인민은행

판궁성(潘功勝) 부행장은

"중국에는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조건과 자신감, 능력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다행히 지난 6월,

미 연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통해

연내 한 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위안화 약세 속도가 조절되는 모습입니다.

연준 금리 인하에 따른

주요 중앙은행 금리인하와

미중 통상갈등 전개 방향 등이

향후 위안화 향방의

핵심 변수로 보이는데요.

현재 미중 통상갈등이 진정국면인 것은

위안화 환율에 긍정적이나,

양국이 근본적 갈등 해소 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향후에도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도 상당한 만큼,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위안화 환율은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신흥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만큼,

우리 기업들도 관심 있게 추이를 살펴보고,

그 영향에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