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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 아베, 전직 자위대원의 총탄에 사망

일본 '격랑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현장에서 피격돼 숨졌습니다. 그는 67세입니다. 2012년부터 약 9년간 총리를 지낸 일본 최장수 총리이자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의 수장으로서 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일본과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일본 우익운동을 주도했던 아베 전 총리는 역사 개정을 추진하고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문화하는 등 한국 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윤석열 총재는 아베 총리의 유족에게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이자 존경받는 정치인을 잃은 유족들에게 위로와 애도를 표한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자민당 후보의 지지 연설을 하던 중 총격

 

아베 전 총리는 8일 오전 11시 30분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에 출마한 자민당 후보의 지지 연설을 하던 중 총격을 받았습니다. 목 뒤쪽에서 출혈이 난 후, 그는 즉시 심장과 폐 기능의 상태에 빠졌습니다. 의식을 잃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날 오후 5시 3분께 의료진이 사망 판정을 내렸습니다.

 

총격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된 야마가미 테츠야(41)는 현재 무직인 전직 해상자위대 대원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는 검은색 접착테이프로 감싼 사제 총으로 두 발을 쐈습니다. 일본에서는 총기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배후가 있는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야마가미는 "아베에게 불만을 품고 죽이려 했습니다. 그것은 그의 정치적 신념에 대한 원한이 아닙니다, "라고 그는 경찰에서 말했습니다.

 

지난 10일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오른쪽 거물'인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숨지는 등 일본 정국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현지 유세 일정을 취소한 기시다 후미오( "田文雄) 총리는 도쿄 관저로 돌아갔고, 아베 총리 사망 발표 직후 "손실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라며 눈물을 삼키기도 했습니다.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손자인 아베 총리는 2006년 9월부터 2007년 9월까지, 2012년 1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두 차례 총리를 역임했습니다. 정치권 최대 파벌인 자민당의 아베파 대표가 기시다 내각의 정책을 우경화하라고 압박하는 등 물밑에서 역할을 했습니다.

 

일본 보수·우익의 결집력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보스의 부재'로 위기감을 느끼는 일본 보수·우익의 결집력으로 압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시다 총리의 정치·정책 성향은 아베 전 총리보다 유연합니다. 기시다 총리가 고인의 유지를 지지하는 우클릭 드라이브를 걸고 당분간 '자율 정치'에 나설 기회를 위해 중정동으로 옮길지가 일본의 정국과 주변국과의 관계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 수정론자인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중 일본의 전쟁범죄 서술문을 수정하거나 교과서에서 삭제했고, 주변국의 거센 반발에도 야스쿠니 신사 방문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한·일 정부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를 발표했지만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했고,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반발해 '수출 보복'으로 한일 관계를 최악으로 몰아붙였습니다. 

 

아베 총리는 미국과의 동맹에만 의존하던 일본의 외교정책 변화를 모색하며 중국을 견제하고 호주, 영국, 유럽 등과의 외교안보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재임 중 오랜 기간 정상외교에 적극적이었던 아베 총리의 사망에 전·현직 지도자와 전 세계 외교관들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