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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코로나 상황

인도네시아는 캐나다와 인도,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나라들과 함께

‘문화적으로 다양한(Culturally Diverse)’

국가 리스트 상위권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려 왔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10개 나라로 이뤄진 지역협력기구

아세안(ASEAN) 회원국들은

벼농사 중심의 농경문화와

유럽 열강에 의한 식민 지배 경험,

권위주의 정부 주도의 성장 모델 도입 등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아세안 내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민족을 자랑하며

‘다양성 속의 통일성’을 지향하는

인도네시아의 사례는 비슷한 역사를 지닌

다른 국가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슬림이 절대 다수인 인구 구성 특성상,

종교적 갈등 등에서 비롯된

정치적 소란도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요.

또 강한 지역적 문화로 인한 특징도

여실히 드러나는데요.

이러한 모습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코로나19로 인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사진출처 KBS

 

인도네시아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아시아 국가 중에서 두 번째를 차지하는 등

전염병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도와 필리핀 등 주변 국가와 달리

공식적으로 도시 봉쇄를 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초 최장 9일로 예상했던

르바란 연휴를 4분의 1인 이틀로 축소하고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의 무딕만을 금지했죠.

조코위 대통령 역시

“적어도 시민들에게 무직 금지는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 의결기구인

울라마 협의회(MUI)는

“이번 무딕은 하람(금기사항)”이라고 공표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의 귀향은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일이니

종교적ㆍ윤리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MUI 전 의장이 마룹 아민

현 부통령이라는 점이 눈여겨볼만한데요.

겉으로는 대통령과 종교계가

반대 의견으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양쪽이 비슷하다는 얘기입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무직 금지를 발표하면

벌어질 부작용을 우려한 겁니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와 개신교 천주교,

힌두교, 불교 및 유교 등 6개 종교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요.

무슬림 인구의 비율이 85%를 넘는 것은 물론,

무슬림에게 종교는 ‘신성불가침’한 것이기 때문에

무슬림의 반발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지금 보시는 사진은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의 한 마을 입구 모습입니다.

하얀 소복을 입은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마을을 지키고 있는데요.

바로 인도네시아의 전통 귀신 뽀쫑차림으로

경비를 서고 있는 겁니다.

먼저 인도네시아의 이슬람식 장례절차를 살펴보면,

시신을 일정 규격의 천으로 감싼 뒤

다시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섯 곳을

끈으로 묶어 단단히 고정하는데요.

이렇게 묶어둔 시신이 바로 뽀쫑입니다.

시신을 매장하기 전에 염을 한 끈을

풀어야 하는데 이 끈을 풀지 않으면

영혼이 시신을 떠날 수가 없기에

밤마다 무덤에서 일어나 끈을 풀어달라고

돌아다니는 게 바로 뽀쫑 귀신입니다.

인도네시아의 공포 영화를 살펴보면,

‘뽀쫑’을 주제로 한 영화가 상당수 있을 만큼

인도네시아인들은 뽀쫑을

엄청나게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뽀쫑 차림으로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것 역시

코로나19라는 무시무시한 바이러스를

더 무서운 뽀쫑으로 물리치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인니 사람들은 미신에 대한

믿음이 매우 강한데요.

조코위 대통령은 도시 봉쇄 대신

PSBB, 대규모 사회적 조치를 실시했습니다.

필수 업종을 제외한 사업장은 문을 닫아야 하고요.

5명 이상의 공공장소 모임이나

식당 내 식사, 종교 활동 등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승용차의 인원수도 제한하고 있는데요.

경찰들 역시 PSBB 단속을 위해 거리로 나섰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모양의

헬멧을 쓴 경찰까지 등장했는데요.

무시무시한 형상의 바이러스를 눈에 띄게 해

시민들의 사회 활동을 막으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또한, 첫 시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인도네시아는 빈부 격차가 상당한 나라입니다.

2019년 세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자카르타 267개 지구 중 절반 가까운 118곳에

빈민가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은 오직 기사 등으로

일당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고,

또 집에는 주방시설이 안 갖춰져 있어

밖에서 저렴한 가격에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조코위 대통령이 도시 봉쇄를 망설이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도시 봉쇄로 경제 활동이 마비되면

오히려 자카르타 빈민들은 귀향을 시도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역사회 감염의

우려가 커지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굶주림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32년 독재를 무너뜨린 1998년 자카르타 폭동 역시

외환위기에 따른 환율 및 유가 급등 등

경제적 요인에 의해 촉발됐는데요.

만약 지역 봉쇄를 실시하면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한편

전염병의 감염 확산도 우려되는 상황이죠.

IMF는 4월 14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예측하고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은 0.5%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은

“인도네시아에서 최대 378만 명이 빈곤에 빠지고

520만 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조코 위 대통령의 재임으로

경제 성장에 탄력을 받고 있던 인도네시아 정부가

과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