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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쉐어하우스

1980년대에 방영된 ‘한 지붕 세 가족’이란 드라마,

혹시 기억하시나요?

말 그대로 한 집에 모여 사는

세 가족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였는데요.

최근 일본에서는 또 다른 의미의 한 지붕 여러 가족,

즉 쉐어하우스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갈수록 심화되는

일본의 세대 간 혹은 사람 간 단절 문제에 대해

쉐어하우스에서 일종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쉐어하우스에 대해

같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출처 경향신문

 

쉐어하우스란 공유주거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집을 나눠서 쓰는 건데,

주목할 점은 가족단위가 아니라 개인단위라는 겁니다.

한 지붕 세 가족처럼

주인집에 몇 개 가족이 세 들어 사는 게 아니라

개인과 개인이 한 공간에 모여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개념인데요.

대체적으로 거실이나 부엌, 화장실 같은 공동주거공간과

침실 등 개인주거공간으로 구성돼 있죠.

여기서 모여 사는 사람들은 혈연관계가 전혀 없기 때문에

유사가족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혈연가족과의 가장 큰 차이는

서로의 사생활을 철저히 존중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가족관계의 가장 큰 스트레스 중 하나는

‘배려’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지나친 간섭’인데요.

쉐어하우스에는 그런 스트레스가 없다는 겁니다.

또 갈등 혹은 마찰이 생길 때는

이 유사가족 관계를 언제든 깰 수도 있죠.

그러면서도 모여살기 때문에 주거비용을 아낄 수 있고

덜 외롭기도 합니다.

이러한 매력 때문일까요?

쉐어하우스는 최근 일본에서

그 세를 나날이 확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14년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회사만

약 2,000개사에 달하구요.

매물호수로는 1만5,000호나 됩니다.

또 누계로 따져 약 8만5,000건의 쉐어하우스가

이미 운영 중입니다.

 

사실 일본에 쉐어하우스가 처음 나타난 건,

200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당시 보육원 부족문제로 고심하던 일본정부가

스웨덴의 코하우징을 모델로 쉐어하우스를 도입했던 거죠.

하지만 최근 쉐어하우스가 급증한 배경에는

불황과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사회문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쉐어하우스에서는 육아 공유부터 식재료 공동조달까지,

공유 대상이 생활전반으로 확장돼

주거비용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혼자 사는 외로움도 달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쉐어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죠.

말하자면, 쉐어하우스가 이 시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주거형태인 셈인 겁니다.

그런가하면 쉐어하우스에서

세대 간 단절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도 합니다.

바로 세대 교류형 쉐어하우스를 통해서인데요.

여기에서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가 모여 살아

세대를 초월한 상호교류를 할 수 있죠.

때문에 인기있는 곳은 값이 비싸도

입주 대기기간만 몇 년이 걸릴 정도이고,

완공 전인데도 입주 신청자가 쇄도해

사전분양이 끝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향후 쉐어하우스는

입주하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춘

맞춤식 이웃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함께 살 이웃의 가족형태를 골라 입주하는 식입니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지방출신 단신여성’,

‘싱글마더 고령조합’ 등의 연대거주가 대표적일 텐데요.

이런 것이 활성화된다면

쉐어하우스의 종류와 기능은 한층 더 세분화되겠죠.

 

현재 일본이 겪고 있는 각종 사회문제가

‘가족해체’로부터 시작됐다는 것을 생각하면,

쉐어하우스의 의미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쉐어하우스를 통해 일본사회는

공존과 공생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죠.

또, 쉐어하우스를 통해 탄생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서 기대하는 바도 큽니다.

쉐어하우스가 확산될수록

고독사와 같은 문제는 줄어들 것이고,

세대 간 단절 극복이나

연대강화와 같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자구적인 네트워크 복원노력이 활발해지면

정부입장에서는 복지비용을 줄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자, 어떻게 보셨나요?

일본의 쉐어하우스에 대한 관심은

붕괴된 지역사회의 네트워크를 다시 구축하려는

작은 몸짓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지금이야 건물 내부에서의 관계설정이지만,

이것이 확대되면

얼마든지 지역복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 밥을 먹고 얘기를 나누는 공유관계가 집밖으로 확산되면

이웃과 이웃의 전통적인 취락공동체와

다를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죠.

이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 역시 벌써 1인 가구가 2인 가구를 제친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가족해체의 충격은 전 세대에 영향을 미칠 텐데요.

일본의 쉐어하우스가

어떻게 공동체를 복원시킬 수 있는지를 지켜보면서,

우리도 공동체 파괴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지혜를

찾아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