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동일본대지진의 교훈과 구마모토 지진

2016년 4월 14일에 발생한 구마모토 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습니다.

희생자, 부상자 그리고

피난생활로 고통 받는 많은 분들께

심심한 애도를 표합니다.

오늘은 일본이 이번 지진에서

5년 전에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교훈을

어떻게 살렸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출처 중부일보

 

먼저 피난 생활자에게 생필품을 보급하는 긴급수송입니다.

이번에도 피난민들은 여전히 식수나 식료품 등

생필품이 보급되지 않는다고 호소합니다.

지진발생이후 전국에서 보내온 지원물자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는데도

이를 필요한 장소에,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지 못했던 것이죠.

왜 과거의 교훈을 살리지 못한 것일까요?

이번 지진은 활단층 작용으로 인해

도로가 많이 파손된 데다

일손까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들립니다만,

생각해보면 대지진이 발생하면

당연히 도로가 파손되고 일손도 많이 부족하겠지요.

그럴 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긴급대책 성패의 관건인데요.

신속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이번에도

과거의 교훈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각 지자체가 긴급수송을 전담하다보니

각 피난소에 몇 명이 있는지,

필요한 물자가 무엇이 얼마인지 등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던 거죠.

또한 육로가 차단되면 헬리콥터 등으로

공수도 가능할 텐데요.

이 또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했어야 할까요?

토쿠시마현이 그 해결책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토쿠시마현은 2015년 7월 관민협력체제로

비상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는데요.

아마존이 필요한 물자확보를,

그리고 야마토 운송이 수송을 분담토록하고

지자체가 이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구마모토현은

과거에 큰 지진이 별로 없었다는 이유로

사전에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다음은 피해지역의 유통이나 물류 등

생활과 관련된 라이프라인 인프라를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인은 거의 대부분

편의점이나 드러그 스토어에서 생활물자를 조달합니다.

때문에 이번 지진에서 편의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는데,

성공적으로 대응을 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우선, 편의점 1위인 세븐일레븐은

동일본대지진 이후에 마련한 긴급대응책

세븐VIEW가 위력을 발휘했다고 하는데요.

피해상황, 점포 위치, 배송트럭 상황,

기후, 정체 사정 등을

인터넷 지도상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고,

또 배송트럭에 카메라를 탑재해

도로상황을 영상으로 송신할 수 있게 하는 등으로

물자 수송에 신속하게 대응했습니다.

또 편의점 2위 업체인 이온과 JAL은

2015년 3월에 긴급수송에 관한 각서를 체결하고

긴급시의 수송 과제를 미리 점검해 왔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하자 각종 대체 수단들을 활용해

긴급수송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이에 힘입어 2016년 4월 26일 현재

편의점 99%가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평상시에 긴급 상황을 상정해

미리 대비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죠.

 

마지막으로 기업의 대응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도요타자동차의 계열회사인

아이신정기의 도어체크 생산 공장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로 인해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생산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는데요.

그렇다면 일본기업들은 여전히

동일본대지진의 교훈을 살리지 못한 것일까요?

사실 일본기업들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비상시의 리스크 관리를 위한 사업지속계획,

즉 BCP를 책정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주로 서플라이어 맵 정비, 생산 공장의 2중화,

부품조달 다변화, 부품 표준화가 주요 내용이었는데요.

그래서 일까요?

이번 지진발생이후 피해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재빨리 파악하고

생산 재개 시기도

비교적 빨리 확정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또 기업들이 정보를 빨리 공개하고

기업 간 소통을 원활히 하여

불과 수일 만에 복구계획을 세울 수 있었죠.

도요타는 4월 말까지 일본내 30개 라인 중

22라인의 생산을 재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부품을 해외로부터 긴급수입하거나

재빨리 대체생산을 의뢰한 덕분인데요.

과거의 교훈을 살려

서플라이어 맵을 정비해 놓은 덕을 톡톡히 본 셈이죠.

한편, 화상 센서를 제조하는 소니 구마모토 공장은

공장피해가 심각해서인지

아직 생산재개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아마 철저한 BCP계획을

책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지는데요.

미래조달연구소에 의하면

일본기업 중 BCP 계획을 세워놓았다는 기업은

15.5%에 불과하고,

세울 계획이 없다고 대답한 기업은

64.4%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BCP 책정에 소극적이라 하는데요.

이론적으로는 리스크 분산이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를 실천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겁니다.

금형이나 치공구 등에

이중으로 비용이 소요될 뿐더러

경쟁력의 근간인 제품 차별화가

안 될 가능성이 있구요.

또 기업정보의 유출도 우려되기 때문이죠.

게다가 일본기업의 경영자들은

BCP를 책정하더라도

모든 리스크를 제로로 할 수 없기 때문에

BCP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인식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번 지진으로

일본기업들이 리스크 분산과 코스트 증가를

어떻게 절충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집니다.

 

자! 이번 지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지자체든 기업이든 과거의 교훈을 살려

평시에 비상대책을 수립해 놓은 경우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여전히 상당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코스트 증가로 BCP 계획 수립이 쉽지 않고

또 모든 리스크를 제로로 할 수는 없겠지만,

여전히 긴급상황시 BCP 계획은 유효한 수단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비상사태를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