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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미 대통령에 가장 근접한 인물, 해리스

2020년 8월 11일 미국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메이카계 흑인 부친과

인도 타밀족 모친을 둔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습니다.

최초의 유색인종 부통령 후보인데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곧바로 차기 미 대통령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 된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초선 상원의원에서 세계적 정치인으로 거듭난

해리스가 누구인지,

그의 행보가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출처 뉴시스

 

해리스는 1964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났는데요.

이름 ‘카멀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연꽃'을 뜻하죠.

유명 경제학자 부친과 유방암 연구자

모친을 뒀던 그는

어려서부터 인종차별에 눈떴는데요.

특히 버싱 즉 흑백 학생이 섞이도록

매일 아침 스쿨버스가 양쪽 거주지로 오갈 때

유색인종 거주지와 백인 부자동네의

극명한 차이를 똑똑히 지켜봤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도

경쟁자인 바이든 후보가

과거 버싱 반대에 협력했다며

인종차별 성향에 대해 공격했었습니다.

 

부모 이혼 후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그는

‘흑인의 하버드대’로 불리는 하워드대,

캘리포니아 헤이스팅스대 로스쿨을 거쳐

법조인이 됐는데요.

샌프란시스코에서 검사로 활동했고

2011년 캘리포니아주 최초의

유색인종 법무장관이 됐죠.

2014년 유대계 법조인 남편과 결혼했고

둘 사이 자녀는 없습니다.

2016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상원의원에 뽑혔고

두 달 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자

이민, 의료보험, 세금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트럼프 저격수’ 면모를 과시했죠.

열정적 연설 스타일과

유색인종 출신으로 각종 유리천장을 깬 점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비슷해

'여자 오바마'란 별명도 얻었습니다.

 

해리스는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에 도전한

세 번째 인물인데요.

1984년 대선 당시 민주당이

제럴딘 페라로 뉴욕주 하원의원을,

2008년 공화당이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각각 부통령 후보로 추대했지만

둘은 모두 백인 여성이었고

본선에서도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뒀죠.

하지만 바이든 측은 해리스가

모두 백인 남성인 집권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차별화가 가능하다며 그를 발탁했는데요.

줄곧 인종차별 및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소수인종, 여성, 이민자의 지지가 강한

해리스를 통해 민주당 전통 지지층

즉 집토끼 유권자를 공략하겠다는 포석이죠.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잘난 백인 여성’ 이미지에

실망해 투표장을 찾지 않았던

흑인 유권자를 이번에는

반드시 사로잡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해리스 역시 아시아 혼혈임에도

“나의 정체성은 흑인”이라고 강조하는데요.

3억3000만 미국인 중 흑인은 12.7%에 달하지만

아시안은 5.4%에 불과한 것도

해리스의 흑인 핏줄 강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해리스가 주목을 받는 더 큰 이유는

바이든 후보의 나이 때문인데요.

78세 고령인 바이든은 스스로를

'전환기 후보'로 칭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2024년에는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대 45명의 미 대통령 중 14명이

부통령을 거쳐 백악관 주인에 올랐을 정도로

부통령직은 세계 최고 권력자가 되기 위한

최단 경로로 꼽히는데요.

즉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

곧바로 해리스가 유력한 차기

미 대통령 후보 반열에 오른다는 뜻입니다.

 

건국 초기 대통령의 '병풍' 정도로 취급되던

부통령의 위상은 20세기 후반부터

점점 강화됐는데요.

이를 주도한 인물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앨 고어 부통령,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의

딕 체니 부통령입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고어의 전문 분야인

환경 정책에 방대한 재량권을 줬고요.

체니 부통령은 아예 '부시는 얼굴마담,

진짜 권력자는 체니'란 말을 들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죠.

초선 상원의원에서 곧바로 백악관 주인이 된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자신보다 19세가 많고

36년의 상원의원 경험을 지닌

워싱턴 정계의 백전노장 바이든을

부통령으로 맞아 경험 부족을 보완했고요.

정계 경험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도이자

6선 하원의원인 펜스 부통령을 발탁해

공화당 주류를 사로잡았죠.

이처럼 21세기 미 부통령은

대통령의 의사 결정 및 정책 운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데요.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대통령 1명이 모든 사안을 관장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을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책임자로

앉힌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해리스가 부통령이 되면 대북 정책에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그는 줄곧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유화 정책이 '사진찍기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고 자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브레터를 교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죠.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도

대폭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소셜미디어와 안면인식 기술 등에 대한

규제는 강화될 가능성이 큰데요.

그는 소셜미디어가 혐오 게시물을

자정하지 않고,

안면인식 기술 또한

유색인종을 불균형적으로 가려내

인종 편견을 고착화시킨다고 비판해왔죠.

 

과연 해리스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미 대선에서

바이든 캠프의 지지율 상승 일등공신으로

활약할 수 있을까요?

그가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부통령에 올라

4년 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설 지도

관심인데요.

앞으로도 해리스의 행보와 미 대선 판세를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