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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창고형 슈퍼마켓, 허마셴셩

2000년대 초반에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마트가

매장 내에서 신선식품을 즉석조리하여

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중국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중국인들에게는 생소하고 신기한

서비스였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불과 십 수년이 지난 지금

중국에는 이런 서비스가 당연한 일상이

되었고요.

생선, 스테이크, 랍스터 등

매장 내에서 재료를 고른 후

조리서비스를 요청하면 바로 요리가

나옵니다.

우리보다 더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이죠.

중국에서 이런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은

알리바바의 허마셴셩 때문입니다.

 

허마셴셩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의 물류 총괄 출신 허우이가

2015년에 설립한 신선식품 오프라인 판매

플랫폼인데요.

2016년에 알리바바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알리바바 신유통의 대표 모델이 되었죠.

허마셴셩은 온오프라인 체험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물류시스템에 차별점을 둔 유통체인인데요.

현재 중국 전역 매장 수는

210여 개에 달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회원제 창고형

슈퍼마켓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다면 허마셴셩의 물류시스템은

무엇이 다를까요?

사람들은 보통 보통 일주일에 한두 번

장을 봐서 냉장고에 넣어 두고

천천히 먹는데요.

이중 20-30%는 쓰레기가 되지요.

허마셴셩은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

매장 3km 이내 주문 시 30분 내

무료 배송을 도입했는데요.

“이정도야 우리나라에도 하는 업체 많은데”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14억인구가 거대 대륙에 흩어져 사는

중국이라면 얘기가 좀 다릅니다.

허마셴셩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언제나 주문 후 30분 내에 집까지

배송됩니다. 물건의 품질도 좋습니다.

배송 때문에 물건 값을 더 비싸게

받지도 않죠.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알리바바가 온오프라인-모바일-빅데이터-

인공지능을 결합한 유통채널을

허마셴셩에 구축했기 때문인데요.

 

‘30분 내 배송’의 핵심은

소비자 주문이 들어오기 전의 ‘재고 관리’와

주문이 들어온 후의 ‘자동화 시스템’입니다.

허마셴셩은 금방 변질되는 해산물 등

신선식품 위주이기 때문에

재고관리가 조금만 잘못되어도

큰 손실을 볼 수 있는데요.

허마셴셩은 거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가 2008년부터 구축한

빅데이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지금도 매일 수억 건의 데이터가 쌓이고

있죠.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시간,

계절, 날씨 등에 따라 수요를 예측하는데요.

예측한 수요를 기반으로

각 매장의 재고 물량을 관리하기 때문에

기존 유통 시스템에서 골머리를 앓는

재고 관리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죠.

 

소비자가 앱을 통해 주문하면 매장에서는

10분 이내에 출고 준비가 끝나는데요.

이 업무가 어떻게 가능할까요?

바로 매장 내 자동화 시스템 덕분입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 즉시

매장 안에 대기하고 있는 직원에게

해당 내역이 전송됩니다.

직원은 단말기를 통해 내역을 확인하고,

장바구니에 빠르게 물건을 담습니다.

그리고 모든 물건을 담은 즉시

매장 천장에 있는 컨베이어 벨트에

장바구니를 매달아 물류센터로 보냅니다.

허마셴셩의 매장 천장엔 이처럼

컨베이어 벨트가 끊임없이 돌아가는데요.

허마셴셩의 매장이

기존의 오프라인 마트와

온라인 커머스의 물류 창고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장소임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죠.

이처럼 허마셴셩의 각 매장은

오프라인 매장인 동시에 물류 유통의

거점입니다.

최대한 수요에 근접하게 제품을

배분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소비자로부터 한발 떨어져 있던

물류 창고를 한 단계 더 쪼개

‘매장’의 형태로 소비자 가까이 배치한

것이죠.

 

상품과 공급망에 관한 정보 역시

데이터화하여 관리합니다.

신선식품의 생산지, 가공일, 유통기한,

공급상과의 거래 데이터까지

전부 기록하는데요.

자원관리, 저장관리, 물류배송, 재무,

오프라인 점포, 회원, 지불, 영업 등

유통망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절차를

데이터화, 시스템화하여 운영하고

관리하죠.

허우이 허마셴셩 CEO는

“우리는 회원, 상품, 공급망에 대해

100% 디지털 관리를 하여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효율적인 내부 운영을 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알리바바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허마셴셩 매장은 1일 평균 매출이

80만 위안에 달하고

온라인 주문은 전체 주문의 50%를

상회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결합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건데요.

이런 허마셴셩의 온오프라인 결합은

소비자뿐 아니라 공급자들에게도

이익을 줍니다.

기존 유통 방식에서 공급자들은

소비자 수요를 막연하게 예측한 채

물건을 만들었기 때문에

과잉생산으로 이익을 내기 어려웠는데요.

대형 유통업체의 갑질에 시달리기도

했고요.

허마셴셩의 비교적 정확한 수요예측은

공급업체들이 좋은 상품 만드는 데만

집중하게 해 주죠.

 

물론 허마셴셩에

아무 문제도 없는 건 아닙니다.

최근까지도 일부 매장의 유통기한 조작이

소비자 고발로 밝혀졌고요.

생과일주스가 부패된 과일로

제조된 것으로 발각되어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죠.

하지만,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허마셴셩은

중국 유통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은 듯합니다.

이를 반영하는 것이 요즘 중국에서 통용되는

‘허(盒) 세권’이라는 말인데요.

'3km 이내에 허마셴셩(盒馬鮮生)이 있느냐'가

집을 고르는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죠.

 

허마셴셩은 신선식품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도

유용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풀무원, 남양 등 우리 기업들이

허마셴셩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한국의 신선식품을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의 신유통!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중국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해야 할

새로운 시스템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