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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제노바 수족관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항구 도시  제노 바흐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나요? 이곳은 스페인 이사벨 여왕의 도움으로  1492년 신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태어난 곳 입니다. 콜럼버스는 1492년 8월 3일 산타마리아호를 타고 스페인 팔로스 항구를 떠나 대서양을 서쪽으로 가로질러 항해하여 같은 해 10월 12일 육지를 발견하였습니다. 지금의 바하마 제도에 속하는 한 섬이었지요. 1992년 제노바에서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지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엑스포가 열렸습니다.

 

유럽의 오래된 항구도시들이 그렇듯이 제노바 항도 엑스포가 열리기 전에는 낡고 지저분하였습니다. 그러나 엑스포를 계기로 옛 항구는 깨끗하게 새로 태어났고, 제노바 수족관은 이때 만들어졌습니다. 제노바 수족관 은 이탈리아에서는 가장 큰 수족관이며 , 유럽에서는 스페인의 발렌시아 수족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 입니다.

 

사진출처 픽사

 

제노바 사람들은 수족관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제노바항 재개발 계획을 세우고 수족관을 설계한 렌조 피아노가 바로 이 고장 출신 이라는 점도 있을 겁니다. 그는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로 일컬어지지요. 그런데 수족관 외관이 그다지 관람객 눈길을 끌지는 않습니다. 도시 전체와 잘 어울리도록 설계하였기 때문이지요. 컨테이너 화물선 상갑판을 연상케 하는 수족관 외관은 제노바 항구 풍경과 잘 어울립니다. 수족관 건물은 바다로 돌출되어 있으며, 1998년에는 돌출된 수족관 건물 끝에 길이가 100m에 달하는 선박을 수족관으로 개조하여 구름다리로 연결하였지요. 자연스레 수족관이 확장된 것입니다. 수족관 전체 모양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배가 바다로 출항하는 느낌이 듭니다. 수족관을 들어서자마자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은 바로  제노바 항의 16세기 모습 입니다. 이곳에서 많은 항해자가 신대륙을 찾아 떠났듯이 관람객들은 항구 주변 바다에 사는 해양생물을 시작으로 수족관 여행을 떠납니다. 다음은 물범이나 해우 등을 볼 수 있는 해양 포유류 수조가 나옵니다. 이곳은 멸종 위기에 처한 지중해 몽크바다표범을 보호하자는 목적도 있지요.

 

동선을 따라가면  지중해 깊은 바다 속을 보여주는 수조 가 나옵니다. 심해는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곳이지요. 이곳에서는 지중해 깊은 곳에 사는 게와 물고기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해양 포유류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생물은 다름 아닌 상어입니다. 매서운 눈초리를 가진 뱀상어, 머리에 톱이 달린 듯 희한하게 생긴 톱상어를 뒤로하면 해양보호구역을 보여주는 곳이 나타나는데요. 이곳에서는 아름다운 부채뿔산호나 보석으로도 이용되는 홍산호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잘피밭 생태계를 보여주는 수조 가 나오고, 다음은 가장 인기가 있는  돌고래 수조 입니다. 돌고래 수조는 수족관 1, 2층에서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수족관에는 돌고래쇼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노바 수족관에서는 돌고래쇼를 하지 않습니다. 이런 쇼가 관람객의 인기를 끌기는 하지만, 동물 입장에서 보면 자연스럽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해양생물을 자연 그대로 보여주려는 것이 제노바 수족관의 철학입니다.

 

이제 지중해를 벗어나  카리브해 산호초 로 갑니다. 대형 수조에서는 바다거북이 유유히 헤엄치고, 산호초에 사는 알록달록한 열대어 등을 볼 수 있지요. 분위기는 열대해역에서 갑자기 남극해의 추운 바다로 바뀝니다. 남극해 에 사는 말미잘, 불가사리, 물고기 등이 전시된 찬물 수조 유리벽에는 물기가 잔뜩 서려있습니다. 젠투펭귄과 마젤란 펭귄을 볼 수 있는 곳이지요. 관람객은 구름다리를 넘어 선박을 개조한 부유식 수족관으로 건너갑니다. 이곳은 콜럼버스, 마젤란, 캡틴 쿡, 훔볼트, 찰스 다윈과 같은 유명한 항해자나 과학자들에 대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찰스 다윈이 승선했던 비글호나 캡틴 쿡의 인데버호 갑판에 서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요. 그리고 마다가스카르의 열대우림, 열대해역의 석호, 지중해 바위 해안 등에 사는 생물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생물을 보여주기보다는 생물에 관한 지식을 전달해 주는 내용의 전시판이 많아 시간을 가지고 둘러보면 좋습니다.

 

다시 구름다리를 건너 수족관 건물 2층으로 올라가면 벌새들이 날아다니는 남아메리카 열대우림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숲에서 나오면 이탈리아 시칠리아 북쪽에 위치한 에올리안 제도로 갑니다. 이곳은 생물다양성이 높아 2000년 1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면, 해파리관 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해양생물을 구경하느라 정신없던 관람객들이 해파리가 여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면서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이지요. 마지막 수조는  파도가 깨지는 바닷가의 환경 을 보여줍니다. 15초마다 강한 수류로 파도를 일으켜 모든 수조 가운데 가장 역동적인  수중 장면이 연출되는 곳이기도 하지요. 수족관의 긴 여정은 여기서 끝나게 됩니다.

 

제노바 수족관의 건립 목적 은 사람들에게 해양 환경이 얼마나 중요하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기 위함이었는데요. 때문에 제노바 수족관은 단지 흥미 위주의 볼거리와 재미만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수족관 내부 전시물은 학생들의 현장학습 자료로 손색이 없을 만한 내용을 담고 있지요. 수족관을 다 둘러 보고나면 저절로 해양 환경을 잘 지켜야지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