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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을 성공의 밑거름으로 활용한 아폴로 1호 이야기

1967년은 아폴로 프로젝트 팀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해였습니다.

새턴 로켓과 아폴로 우주선의 설계,

제작을 거의 마치고 첫 유인 우주비행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런데 1967년 1월 27일,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실전 모의훈련 도중 갑자기 선내에서 “불이야!”라는

비명이 터졌고 그 후 단 21초 만에 우주선 내부가 전소되고 맙니다.

거스 그리섬, 에드 화이트,

로저 채피 세 명의 우주비행사가 한줌 재로 산화되었죠.

케네디의 1960년대 문샷 꿈이 3년 남은 상황,

이 엄청난 사고로 지금까지 준비한 모든 것이

날아갈 위기를 맞았습니다.

자, 그렇다면 여러분 이 참사는

과연 왜 일어났을까요?

그리고 NASA는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 아폴로프로젝트를 성공으로

대반전 시킬 수 있었을까요?

이번시간에는

아폴로 1호 참사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는 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끔찍한 사고로 인해 NASA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동료를 잃은 슬픔,

이를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

전 국민의 비난 속에 많이 무너져 내린

상황이었죠. 그러나 관제본부장 진 크랜츠(Gene Kranz)는 달랐습니다.

그는 단호한 태도로 관제센터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오늘날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되는 선언을 합니다.

 

이 연설에서 그는 팀원 모두가

공동 책임이 있음을 일깨웁니다.

그리고 아폴로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함께 치열하게 노력하자고 역설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침울함에 젖어 있던

NASA 사람들은 비로소

각자 모두가 아폴로 계획의 성공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

주체임을 인식하게되죠.

 

 

이후 NASA 사람들은

사고 원인 파악과 사태 수습에

온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끝에

3개월 만에 사고의 원인을 알아냈죠.

처음 사고 원인을 접한 그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어이없을 정도로

위험요인이 차곡차곡 쌓여있었기 때문인데요.

먼저 우주선 실내에는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를 내뿜으며 잘 타오르는

각종 직물, 고무, 플라스틱 등의

내장재들이 다수 깔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탈출구가 2중으로

되어 있어 열고 닫기가 힘들어

비상시 사실상 탈출이 불가능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사고는 내구성이

약한 전기배선 중 일부가 피복이

벗겨지고 순간 고전압으로

작은 스파크가 튀면서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평소엔 금방 사그라들만한

스파크가 이런 발연성 내장재로

튀어 오르면서 금세 불길이 커진 것이죠.

이 와중에 승무원들은

탈출을 시도했겠지만 문이

쉽게 열리지 않았을 테고

그 과정에서 정신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설계가

모두 엉망이었던 것일까요?

사실 여기에도 나름의

이유가 다 있었습니다.

우주선은 발사하고 귀환할 때

어마어마한 진동과 충격이 발생합니다.

충격을 완화하려면

다양한 완충 내장재가 필요하죠.

문은 또 어떨까요?

고열과 고압에 문이 파손되거나

날아가버리는 걸 막으려면

2중 구조가 확실히 안전한 해결책입니다.

설계를 맡은 노스 아메리칸 사의

엔지니어들은 주로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무기들을

설계하던 사람들입니다.

자연스럽게 안전성보다는

합리성을 더 중요하게 여겼죠.

NASA 직원들이

위험요소가 있다 지적해도

‘에이, 그렇게 따지다가는

납기 못 지킵니다’라고

항변하기 일쑤였고,

이들의 저항에 NASA 간부와

직원들도 너무 쉽게 굴복했습니다.

나로 인해 프로젝트 전체가

지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

때문에 다들 입을 닫고 만 것이죠.

 

 

ASA는 이를 계기로 자신들이

침묵의 공범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그리고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결코 타협하지 않고,

사고 발생 위험을 목격했을 시

주저 없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관리체계와 조직문화를 만들어 갑니다.

그리고 그 첫 시작을 절치부심의

자세로 노스 아메리칸 사와 함께

아폴로 사령기계선의

전면 재설계로 정하죠.

내장재는 불연성 재질로 전면

교체되었습니다. 탈출이 어렵던

내부구조는 변경되었고,

탈출구도 한겹으로 바뀌어

비상시 7초 이내에 탈출이

가능해지는 등 크고

작은 개선이 이뤄졌죠.

직접적인 문제가 된 부분만

슬쩍 고치는 미봉책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쇄신을 추구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선택은

오히려 남은 시간을 절약시켜줬습니다.

새로 설계한사령기계선

블록 2는 사고 20개월 뒤인

1968년 10월 11일 아폴로 7호로

성공리에 날아올랐는데요,

잘 만들어진 덕분에 큰 수정 없이

불과 9개월 뒤 아폴로 11호까지 연이어

미션을 성공시킬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엄청난 비극이었지만

결국 그 비극을 거대한

성공의 밑거름으로 활용한

아폴로 1호 이야기 어떻게 들으셨나요?

저는 이 사건을 떠올릴 때마다

크랜츠의 두 단어,

엄격함과 치열함을 떠올립니다.

거대한 막막함이 눈앞에 닥쳐오는 순간,

리더가 먼저 아폴로 1호를 떠올리시면서

엄격하고 치열한 모습으로 솔선하신다면

뼈아픈 고통도 위대한 성공의 밑거름으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