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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천하대세 분구필합 합구필분天下大勢 分久必合 合久必分.’

천하는 나누어진 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또 합쳐진 지 오래되면 반드시 다시

나누어진다는 뜻입니다.

컴퓨터의 역사도 집중과 분산의

반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형 주 전산기가 대세이다가

개별 컴퓨터의 처리능력이 발달하면서

PC의 시대가 됩니다.

다시 서버의 시대를 거쳐

개인용 모바일 시대가 됩니다.

집중에서 분산으로, 분산에서 집중으로,

다시 분산으로 계속 돌고 도는 모양새죠?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컴퓨터와 데이터는 상반된 길을

가고 있다는 겁니다.

지금 개인 모두의 손안에

고성능 컴퓨터를 지니고 있지만,

데이터만큼은 저 멀리 구름 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클라우드입니다.

‘소유의 신세계’ 클라우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클라우드가 무엇인지 먼저 관찰해볼까요?

디지털 기술의 3대 법칙이라

불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반도체 메모리의 성능은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

통신 네트워크의 가치는

그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메트칼프의 법칙Metcalfe’s law’,

그리고 광섬유 대역폭은 12개월 만에

3배 증가하며 이에 따라

통신 채널의 속도도 2배 증가한다는

‘길더의 법칙Gilder’s law’이 그것들입니다.

모두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네요.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클라우드 산업을

발전하게 하는 동력이 되었다는 것이죠.

클라우드는 데이터의 저장소인데

이 스토리지의 값이 싸졌고(무어의 법칙)

그들과의 무선통신이 빨라졌으며(길더의 법칙),

또한 사용자들이 더 많이 사용할수록

효용은 높아져가기 때문입니다(메트칼프의 법칙).

Dropbox라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사용자만 5억 명이 넘고

기업 가치는 100억 달러 이상이라 합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AWS를

보유한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능청스럽게 한 마디 합니다.

“다른 회사의 생산 설비는 해가 갈수록

그 가격이 치솟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설비 가격은

날이 갈수록 폭락하죠.

이 얼마나 좋은 장사입니까.”

클라우드 컴퓨팅은 물리적으로

동일한 곳에 있지 않은

각종 전산자원을 조합하여

마치 한 곳에 있는 것처럼

활용하는 것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저 멀리 구름 위에 있는

스토리지와 데이터를 마치 눈앞에,

손안에 있는 것처럼 쓰게 해줍니다.

이렇게 실제와는 다른 모습으로

사용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것이

가상화입니다.

클라우드 기술에 대해 더 알고자한다면

가상화 기술을 세세히 관찰해보기 바랍니다.

 

자 그럼 클라우드의 의미에 대해

통찰해보겠습니다.

오성과 한음의 오성 아시죠?

조선 선조 때 명신, 이항복인데요.

오성의 집에서 기르던 감나무 가지가

옆집 권율 대감 집까지 뻗어나갔습니다.

권율의 하인들은 감을 맘껏 따먹었죠.

소년 오성은 화가 나서 권율 대감 방문에

주먹을 찔러 넣고 “이 주먹이

누구 주먹이오?” 하고 묻습니다.

대감은 “네 주먹이지

누구 주먹이겠느냐?”라고 하죠.

오성은 하인들이 감을 따먹은 일을 추궁하며

권율 대감에게 사과를 받아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하인들의 입장에서 볼까요?

그들은 감나무를 소유하지 않았지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소유하지 않아도 접근할 수 있다면

절반은 소유한 것이죠.

클라우드는 이른바 ‘접근의 미학’을

주창합니다.

웹 2.0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이 또한 사용자가 인터넷과 데이터에

능동적으로 접근한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모두의 머리 위에 구름이 떠 있습니다.

이처럼 클라우드의 컴퓨팅 파워와

전산자원은 모두에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한 신인류는 이제 무조건 소유해서

비용발생하고 책임도 져야하는 상황을

탈피하고자 합니다.

직접 소유하지 않고도 마치 소유한 것처럼

필요시에만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을 원합니다.

그것이 바로 클라우드 사상이자

정녕 새로운 소유의 양식입니다.

클라우드를 단지 기술의 양상으로만 보지 말고,

클라우드가 수용되는 사회와

개인의 소유 양식의 변화를 더욱 주목하고

더더욱 통찰해 보아야합니다.

 

엘리너 오스트롬에게 최초의 여성,

그리고 최초의 비주류

노벨 경제학 수상자의 영예를 안겨준 저서는

《공유의 비극을 넘어》입니다.

이 저서는, 공유자원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은 하되 책임은 지지 않는,

그래서 모두에게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공유지의 비극’ 현상에 대해

답을 제시한 것입니다.

엘리너 오스트롬의 노벨상감 처방은

다소 상식적인데,

성공한 공유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다수의 구성원들이 합의한 법칙,

즉 룰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클라우드에도 부각되는 것이 룰입니다.

SLA, Service-Level-Agreement는

클라우드의 적정한 서비스 수준과

이에 적합한 요금 수준을 정의한 것입니다.

앞으로는 전산자원을 쓰는 방식이

전기를 쓰고 전기료를 지불하는 형식과

유사해지리라는 전망입니다.

컴퓨터를 사지 않고, 소유하지 않고,

유지보수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접속해서 쓴 만큼만 돈을 낸다고 하죠.

 

여러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구름도 가릴 수 없습니다.

소유의 종말을 고하는 구름입니다.

더 이상 뜬구름 잡는 얘기도 아닙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의 기분을 나타낼 때

구름 위를 걷는다고 하죠.

클라우드 시대와 소유의 신세계를 맞이하는

여러분의 입장과,

여러분의 기업의 상황을 잘 성찰해서

멋지게 구름 위를 걸어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