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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이론과 구조이론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넘어오려면

꾀를 부려야 합니다.

대개 자아가 만들어 낸

복면으로 변장을 합니다.

이를 방어기제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회사에서 윗사람에게 질책을 당하고

집에 가서 부인이나 아이에게

화풀이하신다면?

전치라고 하는 방어기제입니다.

윗사람에게 감히 반항할 수는 없으니

만만하게 생각되는 대상에게 옮겨서

놀란 마음을 다스리려 하는 것입니다만,

성숙한 방어기제는 아닙니다.

아주 오래 못 보던 고등학교 친구를

동창회에서 만나자마자

“반가워, 아직 살아있었네!”라고 했다면

학교 다닐 때 한 대 맞고 나서

지극히 미워했던 그에 대한 적개심이

그동안 무의식에 억압되어 있다가

불쑥 눈치 없이 나온 겁니다.

‘아니야’라는 뜻의 부정도 있습니다.

나를 바람맞힌 여자를 두고

“어차피 그 여자는 나와 궁합이 안 맞았어.”

라고 한다면 마음이 편해지려고

부정이라는 방어기제를 쓴 것입니다.

 

지형이론을 기반으로 한 정신분석에서는

쾌감의 추구와 불쾌감의 회피가

마음을 움직이는 엔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무의식의 것을 의식화시키는 작업이

치료에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틀의 정신분석학을

이드 심리학이라고 부릅니다.

 

경험이 쌓이면서 프로이트는

마음의 전부를 지형 이론만으로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깨닫습니다.

그는 자신의 꿈을 해석해서 쌓은

지식을 이용해 후속작인

구조이론으로 옮겨갑니다.

그렇다고 그가 무의식을 중요시하는

지형 이론을 폐기시킨 것은 아닙니다.

책으로 치면 신판이 아닌

증보판을 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지형이론과 달리 구조이론은

마음에 이드, 자아, 초자아라는

세 가지 기능이 있다고 말합니다.

마음이라는 경기를

세 명의 선수들이 풀어간다고 한 것이지요.

지형이론과 구조이론이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닙니다.

이드는 무의식의 대변자이고

무의식에만 존재합니다.

초자아는 양심, 도덕과 자아 이상의

대변자이며 무의식과 의식에

모두 걸쳐 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양심이자 도덕이고,

“그렇게 되고 싶다.”는 것이 자아 이상입니다.

자아는 이드, 초자아, 현실 사이에서

마음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재자이며 무의식과 의식에 걸쳐 있습니다.

 

구조 이론은 이드, 자아, 초자아,

현실 세계 간의 힘의 균형이 깨어지면

마음에 장애가 온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성욕과 같은

이드의 충동이 지나치면

성희롱, 성폭력과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그런 일이 없으려면 초자아가 발동해서

비상벨이 울리고 충동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난폭운전도 이드의 공격성을

초자아가 막지 못하고

자아도 중재안을 찾지 못해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