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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실시간 뉴스

K뷰티 비투링크 우마(UMMA)의 성공사례

중국에 가본 지가 좀 오래되었지만,

중국에는 엄청나게 큰 식당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서호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크기가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3배이며,

화장실이 무려 40개가 넘는 이 식당은

한 번에 5천 명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단하죠.

하지만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 우리나라에도 서호루보다

훨씬 더 큰 식당이 있는데? 하고 말이죠.

우리나라의 이 식당을 통해

일요일 하루 평균

100만 명 이상이 식사를 하고요,

한 달 2000만 명 이상이

이 식당의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어떤 식당일까요?

바로 배달의 민족입니다.

혹시 잠깐 어이가 없었나요? 피식하셨나요?

그렇지만 왜 꼭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식당이 왜 꼭 식당이 있어야 하죠?

음식을 직접 만들고 먹을 장소를 제공해야만

꼭 식당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지금 세상에서 우리가 다 해야만 한다는

룰은 없습니다.

 

비상장 기업으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즉 1조 원이 넘는 기업을

유니콘 기업이라 부릅니다.

종종 미래 산업의 국가별 경쟁력을 가늠할 때

유니콘 기업의 보유 수를 따져보기도 합니다.

2020년 1월 CB 인사이트 기준,

우리나라는 10개입니다.

반면에 미국과 중국의 유니콘 기업은

각각 200개와 100개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대충 감이 오시죠.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 고속성장 기업들의 대다수는

스스로 다 하지 않습니다.

남의 능력과 노력을 활용합니다.

그렇습니다.

이들은 다른 이와의 연결을 통해

자신의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겁니다.

초기 유니콘 기업의 대명사와도 같았던

3 총사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택시 하나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세계 최대 택시회사가 된 우버가 그렇고,

호텔 방 하나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세계 최대 숙박 회사가 된

에어비앤비가 그렇습니다.

샤오미는 공장도 별로 없으면서

1600개가 넘는 제품을 생산합니다.

샤오미가 해야 할 일을 수많은 스타트업과

협력업체에게 시키는 것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식당이 꼭 식당이 있어야 하지 않듯이,

제조업이 꼭 공장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요.

고객의 관점에서는 적절한 제품과 서비스만

받으면 되니까요.

 

디커플링에 대해 들어보았을 겁니다.

기업에서 고객으로 흐르는 가치사슬 중에

일부를 끊어내어 그곳에 집중하는 전략입니다.

그곳, 그곳에만 집중하려면

다른 곳은 어찌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다른 곳은 남의 제품,

혹은 남의 인프라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것도 기본적으로

남의 역량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세상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또 그토록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겠죠.

 

오늘은 남의 역랑을 잘 끌어들여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K뷰티 회사

비투링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K뷰티 회사라고 하지만 비투 링크는

화장품을 제조하지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우리나라 화장품을 해외로 판매해주는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죠.

비투링크가 자랑하는 우마(UMMA)는

해외 바이어들을 위한 B2B 쇼핑몰인데요.

마치 디지털 화장품 박람회에 온 것처럼,

바이어가 조건에 맞는 제품을 쉽게 찾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전용 시스템입니다.

외국 소비자들은 처음부터 대상이 아닙니다.

오직 바이어에게 집중하고

이후 판매는 바이어가 알아서 하는 구조죠.

 

비투링크의 초기 성공신화는

중국으로의 역직구에서 출발합니다.

중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직구하려면

통관과 배송에 하염없는 시간을 보내던

시기였습니다. 이때 비투링크는

중국에서 수입수속이 끝나지 않은 화물을

보관하는 ‘보세창고’를 이용합니다.

법적으로는 중국 밖이지만

물리적으로는 중국에 있는 창고이니,

보세창고에 입고된 물건들은 신속하게

중국 소비자에게 배달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에서 한창 인기였던

‘좀비 마스크팩’ 5천개를

보세창고에 입고시키고,

중국의 화장품 이커머스 쥐메이를 통해

이를 판매했는데요.

초기 물량은 2분 만에 완판 되었고

쥐메이는 곧바로 초도 물량의 10배를 주문합니다.

제품은 기존의 한국 화장품이고

판매는 쥐메이가 했으니

비즈니스도 남을 시킨 것이고,

심지어 ‘보세창고’ 즉 공간도

남의 것을 사용한 거네요.

비투링크는 다만 ‘연결’만 했을 뿐이죠.

 

비투링크는 23개국 350여 개의

해외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징둥닷컴, 티몰, 미국의 아마존 등

한 곳만 뚫어도 대박이라 할 만한

유통채널들이죠.

그중에는 코스트코도 있는데요.

코스트코와 계약 당시 비투 링크는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한국인들의 화장품 사용단계

즉 토너, 아이크림, 에센스, 로션, 크림 등을

K뷰티 루틴 키트로 묶어 제안했다고 합니다.

코스트코에 입점한 ‘K뷰티 루틴’ 키트는

말 그대로 대박을 쳤죠.

 

비투링크의 이소형 대표는

“우리가 파트너들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찾아오게 만들겠다.”라고

장담합니다.

이제 찾는 몫까지 남을 시킬 생각인

모양입니다.

비투 링크가 바이어나 파트너에게

열심히 보내는 메시지는

‘Our Support, Your Sucess’입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저에게는 ‘Your Support, Our Sucess’로

들리는군요.

 

제가 공대 교수라서 그런지

사람들은 제게 미래 기술사회에서는

어떤 역량이 중요한지,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는지 많이들 물어봅니다

저는 단연코 ‘연결 역량’이라고 얘기합니다.

여러분은 연결 역량을 얼마나 가지고 계십니까?

제가 정의하는 연결역량은

‘남의 능력을 활용하는 능력’입니다.

주변을 돌아보세요.

비단 유니콘 기업이나 비투링크가 아니더라도

연결 역량을 통해 급성장한 회사가 많습니다.

초연결사회라 하죠.

연결의 비용은 줄어들었고

연결의 합의는 용이해졌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다 스스로 해내려 하십니까?

언제까지 그럴 생각이십니까?

지금 하고 있는 일, 프로젝트, 신사업 모두

이제, 남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봄 직한

시기입니다.

그런 연결의 룰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