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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로켓에 실어 태양으로 보내자?

쓸 땐 간편하고 편리하게 사용했지만 분해되지 않고, 지구 어딘가에 남아 환경오염을 시킨다고 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되자 사람들은 쓰레기를 처리할 갖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냅니다. 게 중 하나는 쓰레기를 로켓에 실어 태양으로 보내자는 것입니다. 상상만으로도 태양 가까이 간 쓰레기가 녹아 없어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볼까요?

먼저 발사비용입니다. 현재 위성을 달에 쏘는 로켓은 일반적으로 한번 쏘는데 700억 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스페이스 X에 의해 발사체를 재사용하는 기술개발로 가격이 절반 가까이 낮아졌고, 경쟁사로 알려진 유럽의 아리안스페이스 역시 추진체의 엔진 추력을 더욱 높여 인공위성의 탑재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가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수백억 대입니다.

둘째는 발사체에 실을 수 있는 양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 쏘아 올렸던 나로호의 전체 무게는 140톤이었습니다. 2단 로켓 발사체로써 1단 로켓에 담긴 연료만 130톤이었고, 이마저 229초 만에 타버린 후 떼어냈습니다. 목표궤도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무게를 없애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로호가 우주에 싣고 가려던 위성의 무게는 100킬로에 불과했지요. 연간 수천만 톤의 폐기물이 나오는 현실에서 쏴야 할 로켓의 수와 예산이 천문학적으로 소요될 것인데 이 방법을 선택할 수 없겠지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요, 우주엔 쓰레기가 없을까요? 그 이야기를 마저 하고 다음으로 넘어가 보죠.

첫 위성 발사 이후 60여 년 이상의 세월 동안 우주로 쏘아 올려진 위성은 실패 회수를 제외하고도 5450회에 달합니다. 고장 난 위성이나 충돌로 인한 잔해물, 우주정거장에서 발생한 공구 등 우주 쓰레기의 무게만 8천4백 톤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크기는 10㎝ 이상, 10㎝ 이하, 1㎝ 이하 등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현재 10㎝이상의 쓰레기는 1만 8천 개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미국의 전략사령부 산하 합동 우주 운영센터에서 이를 정기적으로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0㎝이하의 쓰레기와 그보다 더 작은 1㎝이하의 파편 쓰레기들은 수 조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것이 문제인 이유는 쓰레기들이 궤도를 따라 돌고 있는데, 그 속도가 초속 7.9-11.2㎞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시간당 속도로 환산하면 무려 4만㎞에 이르는 엄청난 속도지요. 아주 작은 파편이라 할지라도 이 속도로 부닥치면 멀쩡한 인공위성이 손상되거나 박살이 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09년 2월엔 고장 난 러시아의 통신위성 코스모스 2251호와 미국의 통신위성인 이리듐 33호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이 충돌로 인해 10㎝ 이상의 파편 1,420개와 1㎜크기의 쓰레기 4백만 개가 양산되었습니다. 그에 앞서 2007년 중국은 위성 무기 실험의 성격으로 자국의 기상을 파악하던 위성 ‘펑윈’을 미사일로 요격하여 15만여 개의 우주 쓰레기를 발생시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위험성은 나사의 과학자로 근무했던 Kessler 박사로부터 저궤도를 도는 물체의 밀도가 정도를 넘어서면 인공위성을 더 이상 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는 우려가 제시됐었습니다. 밀도가 높으면 작은 물체가 인공위성에 부닥칠 확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우주의 쓰레기를 청소해야 할 필요성이 부각되기도 한 것입니다.

우주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2016년 로봇팔로 위성을 제거하는 아오룽 1호를 발사한 바 있고, 그 외에도 그물로 잔해물을 포획하는 방법, 모아둔 쓰레기에 대형 돛을 달아 지구에 떨어뜨리는 방법, 작살을 위성에 던져 포획하는 방법 등이 그것입니다.

우주는 바다와 같이 주인이 없지요. 너도 나도 통신위성, 감시위성, 탐사위성, 우주정거장 등을 보내 우주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우주에 태양광 위성을 보내 전력을 지구로 전달하는 기술까지 개발되고 있습니다. 지구 주변엔 이미 생을 마감한 인공위성 쓰레기 3천여 개가 떠돌고 있고, 이걸 청소하려면 개당 하나의 위성을 또 쏘아야만 합니다. 막대한 지구의 쓰레기, 그리고 우주의 쓰레기까지. 우리 인류는 과연, 이렇게 살면 행복해지는 것일까란 물음이 머리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