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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산업, 코로나 19 이후 게임 산업과의 융합에 속도

게임 산업이 주류 문화로 부상하면서, 다른 문화 산업과 융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음악 산업이 코로나 19 이후, 게임 산업과의 융합에 속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각종 축제, 콘서트 등의 공연취소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음악업계가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로 게임산업과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음악 산업이 게이머(Gamer)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됩니다. 에픽 게임즈(Epic Games)의 FPS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는 2019년 전 세계 매출 18억 달러를 달성하면서 1위에 오른 최고 인기 게임인 동시에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가상현실 세계입니다. 이러한 Fortnite에서 2020년 4월, 미국의 유명 힙합 뮤지션인 Travis Scott이 가상 콘서트 "Travis Scott Astronomical Concert"를 개최했습니다. 1,200만 명 이상 의 이용자가 접속한 이 가상 콘서트는 코로나 19 펜데믹 상황 속에서 현실 콘서트의 적절한 대안이 되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Travis Scott의 신곡을 발표하는 무대였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Twitch는 게임 팬들을 위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Twitch의 스트리머들은 게임 팬들을 위해 게임 플레이 영상이나, e스포츠 중계 영상을 송출하고, 게임 팬들은 광고 시청, 기부 등을 통해 스트리머에게 수익을 창출하도록 지원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19 펜데믹 이후 Twitch를 라이브 콘서트 중계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뮤지션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세계적으로 유명한 DJ 뮤지션 Rich Medina는 지난 3월부터 꾸준히 Twitch를 통해 자신의 공연을 생중계하여 기존 팬들은 물론, 이전에는 팬이 아니었던 Twitch 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뮤지션들이 YouTube나 Instagram, Facebook 등 다른 동영상 또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아닌 Twitch에 더욱 많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에 대하여 해당 플랫폼이 실시간 중계와 유료 멤버십 옵션 및 기부와 같은 수익화 기능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라 분석하고 있습니다.

포트나이트와 트위치에서의 사례는 음악 산업이 게임을 이용하는 성격이 강하지만, 그 반대의 성격을 지닌 사례도 존재합니다. 영국의 게임 개발사 겸 퍼블리셔인 Gismart는 2020년 6월, 뮤지션이 하이퍼 캐주얼 게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Games for Artists Program"을 출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게임을 통해 노출되는 광고에 음악을 제공하거나, 게임에 사용되는 BGM 음악을 제공하는 뮤지션에게 수익을 배분합니다. 또한, 뮤지션 자체를 게임 아바타로 하는 경우에도 수익을 배분합니다.

이전부터 Gismart는 자사 하이퍼 캐주얼 게임 와 관련하여, 유명 뮤지션 The Chainsmokers를 비롯하여 Universal Music Publishing Group 및 Sony/ATV Music 등 음악 퍼블리셔와 제휴하여 게임과 음악을 융합하는 시도를 전개한 바 있습니다. 이에 Music Ally, Music Week 등 음악 산업 전문 매체들은 단순 수익 배분 체계와 별도로 뮤지션이 게임 팬들에게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음악 산업과 게임 산업의 융합은 이전부터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왔습니다. e스포츠 걸그룹이라는 컨셉으로 데뷔한 국내의 "아쿠아(AQUA)"나 2018년 게임 의 캐릭터 IP(Intellectual Property)를 활용한 가상의 아이돌 그룹 "케이디에이(K/DA)" 등은 음악과 게임의 융합이라는 흐름 속에서 탄생한 아이디어입니다. 심지어 세계 최대의 음악 퍼블리셔 Universal Music Publishing Group은 e스포츠 대회 주최사인 ESL와 합작하여 "Enter Record"라는 별도의 음반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공연은 뮤지션들의 주 수익원 중 하나이자, 인디 뮤지션들에게는 티켓 판매가 사실상 생계수단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음악축제와 콘서트가 차례로 취소되면서 수익이 일시에 사라지는 위기를 맞이했고, 이런 상황에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가운데, 게임 산업과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상은 공연 수익을 상쇄할 새로운 돌파구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Twitch 측에서도 현재 플랫폼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뮤지션들의 참여를 두고, 자사가 이전부터 음악 산업과의 연계를 꾀하고 있었으나 코로나 19 이후 그 속도가 더욱 탄력을 받는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Z세대의 주요 여가 활동에 비춰봤을 때에도, 음악 산업과 게임 산업의 융합 시도는 타당해 보입니다. 음악과 게임은 젊은 세대가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취미 활동으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미국 한 시장조사업체의 2019년 연구에 따르면, 13세부터 36세까지의 미국인이 연령대 집단별로 가장 많이 즐기는 취미 활동 5위권 안에 게임과 음악이 모두 들어갔습니다. 코로나 19 기간 내 가장 많이 소비된 미디어 콘텐츠를 세대별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젊은 세대일수록 게임과 음악에 대한 이용률이 높았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현재 가장 중요한 경제 활동 인구임을 감안하면 코로나 19의 파장을 게임과의 융합으로 상쇄하려는 음악계의 시도는 그 방향성만큼은 틀리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일각에서는 게임이 새로운 문화의 용광로로 발전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음악 외에도 패션, 캐릭터, 영화 및 애니메이션 등이 게임과 융합되는 모습이 나날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음악은 게임 사업과의 합이 가장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음악은 게임이 주류 문화가 아니었던 시절부터 BGM과 같은 형식으로 게임과 함께 해왔기에, 다른 어떤 문화 산업보다 정합성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처럼 음악 산업에 닥친 위기가 게임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기회로 재평가될 수 있을 지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살펴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