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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음식과 약선, 한약의 비교

TV를 틀면 먹방 프로그램, 요리 프로그램, 음식 여행 프로그램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음식에 대한 소개를 많이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음식과 약선(藥膳) 그리고 한약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기원 전 서적인 황제내경은 한의서이기도 하고 양생서(養生書)이기도 하고 도학서(道學書)이자 식이서(食餌書)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금궤진언론(金匱眞言論)이라는 구절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맥(麥 보리)은 그 기운이 간장으로 들어가고
서(黍 찰기장)는 그 기운이 심장으로 들어가고
직(稷 메기장)은 그 기운이 비장으로 들어가고
도(稲 벼)는 그 기운이 폐장으로 들어가고
두(豆 콩)는 그 기운이 콩판, 신장으로 들어간다."

현대 식품영양학이나 식품공학의 관점에서는 위의 곡류는 탄수화물 덩어리로 약간의 단백질과 수분, 소량의 미네랄로 이루어진 비슷한 성분의 먹거리 음식입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기미론(氣味論)이라는 관점에서는 다섯 가지 곡류가 전혀 다른 음식이 되는 겁니다. 음식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 성분 그리고 고유의 기운 등을 바로 기미(氣味)라고 표현을 합니다. 보리는 그 기미가 주로 간에 들어가서 간을 좋아지게 하고, 찰기장은 심장에, 또 다른 메기장은 비장에, 벼는 폐에, 콩은 신장에 들어갑니다. 인체에 들어왔을 때 적용되는 해당 장기가 각기 다르다라는 겁니다. 보리를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보리차를 주로 마셨습니다.

기미론으로 살펴보게 되면 보리는 간에 들어가서 간의 피로를 없애주고, 간 기능을 일상적으로 회복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보리는 성질이 찬 편이라 살짝 볶아서 중성의 기운으로 만든 다음에 장기 섭취를 하게 되면 부작용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미차는 오래 먹으면 몸이 더워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영양학적으로는 이해가 안되지만 임상에서는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서는 기미론을 이해할 필요가 합니다. 사람도 구성성분으로는 다 비슷하지만 사실 백인백색 천인천색인 것처럼 모든 자연의 음식도 그 기미가 다 다른 겁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입을 통해서 비위에서 소화가 되고나면 각기 그 고유의 기미(氣味)와 성질에 따라 해당되는 장기로 이렇게 움직이게 됩니다. 보리는 비위에서 소화된 후 그 기운(氣運) 즉 기미가 간장, 간으로 가서 간의 기운을 돋구는데 사용되고, 콩은 비위(脾胃)에서 소화된 다음에 그 기운이 신장(콩팥)으로 주로 가서 신장(콩팥)의 기운을 북돋는데 사용됩니다. 이렇듯 음식이 특정 오장육부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고 보는 것이 기미론입니다.

대체로 음식은 기운이 순하고, 약선은 기운이 다소 편중되며, 한약은 상당한 편향성과 에너지를 가진 겁니다. 우리가 쉽게 섭취하는 일반 음식은 그 편향성이 적고 기미가 원만해서 일반적으로 누구나 항상 쉽게 음식으로 섭취해도 무난합니다. 그런데 이 일반적인 음식을 꾸준히 섭취했는데도 몸이 안 좋거나 특정 장기가 좋지 않고 기능이 떨어진다면 조금은 약간 음식보다 기운이 강한 편향성과 에너지를 가진 또 다른 스페셜한 어떤 음식을 먹어야 됩니다. 이것이 약선입니다.

약선은 음식보다는 조금 더 발달한 기미를 이용한 음식체계인 것이죠. 음식으로 몸을 조리해도 낫지 않으면 다음 단계인 약선으로 넘어가는 겁니다. 일반 닭에다가 인삼, 황기, 대추, 은행 등을 넣고 여름에 우리가 삼계탕을 먹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삼계탕은 대표적인 약선 요리입니다. 그런데 약선으로 하여도 낫지 않게 되면 기운의 편향성이 극대화되고 에너지 밀도가 가장 높은 한약을 복용하는 겁니다.
음식이 덧셈, 뺄셈이라면 약선은 이를 이용한 혼합 연산이고, 한약은 미적분인 셈입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음식과 약선, 한약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한의학에서 취급하는 약재는 약 5,800여종에 달한다. 이 중에는 쌀, 보리 등 곡식, 과일, 육류, 어류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전통 한의학에서는 특별히 식재료와 약재의 구분을 두지 않았고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약재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에 일반 식재료가 약 처방 속에 들어가 있기도 한다." 음식의 양념으로 많이 사용하는 파․마늘․대추․생강 등이 강한 약리 작용으로 인해 약재로도 쓰이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등을 살펴보면 식이처방이 상당한 분량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음식에 한약재를 조금 넣었다고 해서 다 약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체질과 질환에 따라, 사시사철 계절에 따라 개개인 별로 특별히 마련된 음식을 약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식과 약선, 한약의 재료는 대체로 동일합니다. 물론 현행법에서는 음식과 한약이 명확하게 구별되어 있고 법적으로도 ‘식약공용품목’이라고 하는 항목에 음식으로도 사용될 수 있고 한약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몇 가지의 제한된 한약품목이 있습니다. 이를 테면 인삼은 음식인 식품으로도 의약품인 한약으로도 같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약 좋다고 남용 말고, 음식 약선 한약을 본인 몸에 맞게 상황에 따라 선택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